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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유전학기술로 망막색소변성증 환자 치료 가능성 열려


▲ 출처=셔터스톡

망막색소변성증(또는 색소성 망막염, Retinitis pigmentosa)은 망막의 시각세포가 변성 또는 퇴화로 손상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시력을 잃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이 진행성 망막질환에 걸리면 초기에 야맹증이 나타나고 점차 시야가 좁아지면서 결국에는 중심시력까지 잃어 실명에 이른다. 프랑스의 한 생명공학기업이 망막색소변성증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 중이라 망막질환에 혁신적인 치료법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젠사이트 바이오로직스'(GenSight Biologics)라는 이름의 이 프랑스 기업은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을 적용한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하면 광민감성이 없는 세포에 광민감성을 부여할 수 있다. 빛을 감지하는 간상세포와 원추세포의 퇴행이 진행되고 있는 망막에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광민감성을 부여함으로써 시력을 회복시키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파이오니어’(PIONEER)라고 명명된 젠사이트 바이오로직스의 임상 1상 및 2상 시험은 최초로 인간을 대상으로 하며, 여러 지역의 임상센터에서 의약품명을 공개하며 진행되는 용량증량 시험이다. 이 임상시험은 환자들에게 안내주사요법(유리체강내주사법 intravitreal injection)과 함께 착용 가능한 광전자 시각 자극기를 제공할 예정이다. 

젠사이트 바이오로직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버나드 길리는 “안과학 분야에서 광유전학 기술을 의료기기와 병용해 인간을 대상으로 시험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망막에 분포하는 시각세포가 빛을 감지하고 이를 전기적 정보로 전환하여 대뇌시각중추에 전달하면, 우리는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이러한 시각세포의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50개 이상의 유전자 중 하나가 변형 또는 변이될 때 발생한다. 다음은 이러한 유전자 변형 또는 변이가 나타날 때 초래될 수 있는 세 가지 결과다.

- 유전자의 심각한 변형은 광수용체(photoreceptor, 망막에 있는 빛에 민감한 세포로 빛을 신경 자극으로 바꿈)가 필요로 하는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한다.  - 유전자 변이는 광수용체에 유독한 단백질의 생산을 초래할 수 있다. - 유전자 변형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의 발달을 야기할 수 있다.  

이 중 하나로 인해 광수용체가 손상되면 시력장애 또는 실명으로 이어진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세계적으로 대략 4000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희귀•난치병으로, 유전적 실명의 주요 원인이다. 약 150만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사람마다 진행 속도와 시력 손실 범위가 다르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약 35만~40만명이 망막색소변성증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매년 약 1만5000~2만명이 이 질환으로 시력을 잃는다. 다음은 망막색소변성증의 증상이다. 

- 야맹증: 야간에 불빛이 희미하거나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구분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막망색소변성증의 초기 징후를 보이는 아이들은 한밤중에 집안이나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 시야협착: 주변의 사물을 볼 수 있는 범위인 시야가 점차 좁아진다. 시야협착이 진행되면 좁은 관을 통해 보는 것과 같은 '터널시야'(tunnel blindness)가 나타난다. 따라서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겐 길을 건너는 일이 위험할 수 있다. 

- 일반적으로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이동하면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점차 적응하면서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망막색소변성증이 있을 때는 시각세포에 이상이 생겨 어둠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 눈부심 현상: 빛이 강하면 주변상황 판단에 장애를 느끼는 눈부심 현상이 나타난다. 

-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는 시야가 제한되므로 혼자서 이동이 불가하다. 부딪힘 현상이 잦고 주변 상황 파악이 둔해지기 때문에 특히 야간에 활동을 해야 할 때에는 누군가 동행하는 것이 좋다

- 색각을 담당하는 광수용체의 손상으로 인해 색을 식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 정밀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검안경을 이용해 망막을 검사하면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의 망막에는 비정상적인 어두운 색소 침착이 발견된다. 망막에 광자극을 주었을 때 광수용체의 전기적 반응을 기록하는 망막전위도(electroretinogram, ERG), 시력 상실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시야검사, 망막색소변성증과 관련된 유전자의 이상을 검사하는 유전자 검사 등도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에 쓰인다. 

망막색소변성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망가지지 않은 망막세포를 계속 유지하는 치료로 시력 감소를 늦출 수 있을 뿐이다.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는 사물을 확대하거나 밝게 해 잘 보이게 하는 저시력 보조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일례로 중심시력을 강화하고, 눈부심을 제거하고, 시야를 확장하는 특수 렌즈를 활용하여 잔존 시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혹은 반대로 이동할 때 주변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휴대용 조명장치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팡이나 안내견을 이용해 이동하거나 잔존 시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눈 스캐닝 기술을 적용할 수도 있다. 

비타민 A 팔미테이트(Vitamin A palmitate)를 하루 15,000 IU 복용하는 등의 표적 치료법도 사용된다. 이 비타민은 망막색소변성증의 진행을 상당히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람마다 효과가 다르다. 마이크로 칩을 망막에 이식하여 퇴화된 시각세포의 역할을 대신하게 하는 전자 인공망막도 맹인들의 시력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아르구스Ⅱ’(Argus II)는 안경에 장치한 소형 카메라에 포착된 영상을 송신기를 통해 환자의 망막에 삽입된 전극판에 보낸 뒤, 이를 다시 뇌에 전달하는 보철장치이다. 이 인공망막 장치는 상실한 시력을 완전히 회복시킬 수는 없지만 명암을 구분하고 물체의 형상을 감지할 수 있게 해, 후기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의 시력 회복에 유망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젠사이트 바이오로직스의 임상시험에서는 망막의 표적 세포에 빛에 민감한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 치료법을 이용, 이 세포가 빛에 반응하도록 한다. 빛 신호를 증폭시켜 표적 세포를 자극하는 착용 가능한 전자 의료기기와 유전자 치료법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망막이 빛을 감별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젠사이트 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치료법이 초기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만일 이 치료 방식이 효과가 있다면, 다른 종류의 망막 퇴행성 질환에도 이 방식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그 귀추가 주목된다. 

[메디컬리포트=김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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