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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치료제 ‘린파자’, 난치성 유방암 치료제로 FDA 승인 획득


▲ 출처=셔터스톡

난치성 유방암의 일종으로 생식세포 BRCA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시판에 초록불이 켜졌다. 난소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사의 경구용 항암제 '린파자'(Lynparza)가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유방암의 치료제로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이전에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은 전력이 있고 BRCA 유전자 변이를 보유하고 있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린파자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우리 몸에서 BRCA1 또는 BRCA2 유전자는 손상된 DNA를 복구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정상적인 경우에는 종양 성장을 억제하지만 유전자 변이가 있을 경우 유방암 같은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린파자는 경구형 ‘폴리 ADP 리보스 중합효소’(Poly ADP-ribose polymerase, PARP) 억제제 계열 약물이다. PARP는 세포의 DNA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로, 암세포의 DNA까지 복구해 암세포의 생존에 도움을 준다. PARP 억제제는 PARP 효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손상된 DNA가 복구되는 것을 막아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사멸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 

PARP 억제제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서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유방암 치료 옵션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을 위한 항암제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FDA가 린파자의 적응증 추가를 승인하면서 유방암 진행 속도를 가능한 한 늦추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표적 치료 옵션이 확보되어 기대를 모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에이브럼슨 암연구소 BRCA센터의 소장으로 린파자가 FDA 허가를 취득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 임상시험을 총괄했던 수잔 돔첵 박사는 FDA가 린파자를 승인하기 전에는 체내 암세포의 위치에 따라 표적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암세포의 직접적인 표적화라고 보기 어려운 기존 항암제와 달리 린파자는 PARP의 경로를 직접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진정한 표적항암제라는 의미이다. 

FDA 우수종양학센터의 총책임자인 리차드 파즈두어 박사는 린파자의 작용 기전에 대해 “암의 근본적인 유전적 원인을 표적으로 치료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이며, 이는 여러 암 치료에 있어 근본적 원인에 대응하는 의약품이 개발되고 있는 현재의 패러다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가 인용 보도했다. 

다만 FDA는 린파자로 유방암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FDA가 승인한 미국 유타주 소재 분자진단의학기업 미리어드 지네틱스(Myriad Genetic Laboratories)사의 진단기구를 이용한 유전자검사로 BRCA 변이 여부를 먼저 확인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FDA는 린파자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에 변이를 가진 유방암 환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린파자를 승인했다. 영국 전역의 127개 병원이 임상시험에 참여했으며, 여기에는 처음으로 유방암 진단을 받은 18~40세 연령의 여성 2,733명이 포함됐다. 

'올림피아드(OLYMPIAD)'로 불리는 이 임상 3상 연구 결과, 린파자 정제를 복용한 BRCA 변이 유방암 환자는 표준 치료인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무진행생존기간(PFS) 개선을 보였다. 린파자 투여 환자들의 무진행생존기간은 평균 7개월로, 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의 4.2개월에 비해 길었다. 그러나 린파자는 전체 생존기간(OS)을 크게 늘리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PARP 억제제가 난소암 이외의 암환자들에게서 괄목할 만한 효능을 입증한 첫 번째 임상 3상 시험 사례라는데 의의가 있다.

결함이 있는 BRCA 유전자를 보유하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다만 40세 미만의 유방암 환자는 BRCA 유전자 변이 유무와 상관없이 생존률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대상자들은 2000~2008년 모집됐는데 당시에는 BRCA 검사와 수술적 치료로 최대한 많은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수술요법이 유방암 1기 또는 2기 환자에게 일반적이지 않았다.

올림피아드 임상 연구 책임자인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의 마크 롭슨 박사는 “올림피아드 임상 연구 데이터는 린파자가 BRCA 변이 유방암의 진행을 늦추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린파자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의 시작 시기를 늦추고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18년 약 25만3,000명의 여성이 유방암 판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4만명 이상이 유방암으로 인해 사망할 것으로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예측했다. BRCA 변이를 가진 유방암 환자는 전체 유방암 환자의 5~10%에 달한다. BRCA 관련 전이성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다른 유방암 환자들에 비해 연령대가 젊은 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훨씬 공격적이어서 치료에 한층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도중 나타난 린파자의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피로, 호흡기 감염, 백혈구 감소 등이 보고됐다.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린파자의 부작용은 덜 심각한 편이지만, 여전히 골수이형성증후군,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 중증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진은 8년 동안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치료과정을 추적 관찰했다. 전체의 89%는 화학요법을 거쳤다. 49%는 유방 보존 수술을 선택했고, 50%는 유방 절제 수술을 받았으며 나머지 1%는 어떠한 수술도 받지 않았다. 총 2,733명 가운데 678명은 연구 기간 중 목숨을 잃었다. 651명은 유방암으로, 18명은 다른 암으로, 그리고 9명은 암 이외의 이유로 인해 사망했다. 

현재 BRCA 유전자 변이 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주요 목표는 가능한 한 병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표적항암제이자 비 항암화학요법 경구용 제제인 린파자가 전이성 유방암의 진행속도를 지연시키는 데 효용성이 입증된 만큼, 활용 가능한 치료대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린파자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으로 환영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컬리포트=김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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