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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로 인공정자 만들기 '어디까지 왔나?'


▲ 출처=셔터스톡

영국 연구팀이 사상 처음으로 인간 줄기세포를 정자로 발달시키는 경로의 중간지점에 도달했다. 만약 이들이 인체가 정자를 생산하는 방식을 성공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면, 머지 않아 줄기세포로 인공정자와 난자를 만들어 불임을 치료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고든연구소의 아짐 수라니 박사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를 배양해 초기단계의 생식세포를 만들어낸 뒤 이 세포가 감수분열(meiosis)로 알려진 복잡한 단계를 거쳐 미성숙 정자로 발달하는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감수분열은 정자와 난자 등 생식세포 형성과정에서 일어나는 세포분열을 말한다. 정자와 난자는 처음 약 8주 동안은 동일한 경로를 거치지만 8주를 분기점으로 난자와 정자의 모습이 구분되며 각각의 역할을 맡게 된다.

연구팀은 세포의 감수분열 과정이 발달 경로의 중간지점인 4주에 도달했으며, 여기까지 오기 위해 생식기 오가노이드(gonadal organoid)인 미니 인공 고환을 사용하는 신기술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중간지점을 넘어서면서 인간 생식세포가 어떻게 형성되는 지에 대해 한층 깊이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를 이끈 발달생물학자인 수라니 박사는 최근 런던에서 열린 진보교육기금(Progress Educational Trust) 컨퍼런스에 참석해 그의 연구팀이 인공정자 개발 연구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그는 중간지점에 이르면서 연구팀이 중요한 생물학적 화학적 과정을 재현해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실험과 함께 인공 고환을 개발 중이다. 

연구팀은 세포가 실험실에서 중요한 발달단계인 ‘삭제’(erasure)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수라니 박사는 생식세포의 DNA가 노화로 인해 흡연과 스트레스 등 외부요인과 관련된 화학적 표지를 축적하게 되며, 배아를 만들 때 부모의 DNA에 놓여진 이 같은 화학적 표지를 삭제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후생유생학적 표지(epigenetic markers)는 자손에게 전달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의 삶의 경험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제한하는 삭제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수라니 박사는 정자가 난자와 수정된 직후에 삭제 과정이 나타나며, 이 때 후생유전학적 표지가 상당 부분 제거된다고 설명했다. 정자는 고환에서 생산되는 동안에도 이 삭제 과정을 겪는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만든 정자 세포 역시 삭제 과정에 노출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수라니 박사는 삭제 과정이 상당히 포괄적이며 다른 어느 세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불임의 원인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불임 부부에게 아이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수라니 박사는 앞으로 10년 후면 줄기세포를 이용해 건강한 생식세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정자를 만드는 일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현재 영국에서는 불임 클리닉이 불임 부부를 치료하기 위해 인공정자나 인공난자를 사용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생식세포를 인공적으로 생산하는 능력이 완성된다면 영국의 규제당국은 법을 개정하라는 압력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인공정자 생산은 자신만의 생식세포를 생성해내지 못해 가임 능력이 없는 여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성커플들도 각각의 유전형질을 물려받은 생물학적 자손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수라비 박사는 줄기세포가 미성숙 정자가 되는 경로에서 각 발달단계를 제대로 거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공 정자와 난자를 사용할 수 있는 날짜를 정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공정자나 난자가 향후 임상적용에 이용될 경우를 감안해서 모든 단계를 올바르게 거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박사는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난자처럼 보이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분자적인 세부사항까지 올바른 세포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런던대학의 생식과학 및 여성건강프로그램 담당 이사인 헬렌 오닐은 인간 대상 임상시험은 현재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식 과정을 재현하는 이러한 실험의 목표는 난자와 정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닐은 생명이 시작되는 기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아직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이번 연구에 힘입어 난자와 정자의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가 진전될 것으로 평가했다. 

수라니 박사의 발표에 앞서 일부 연구팀이 인공정자 생산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례로 2015년 중국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쥐의 정자를 만든 뒤 새끼 쥐 출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것은 정자의 초기단계인 정자세포(spermatid)이기 때문에 성숙한 정자라고 볼 수 없다. 중국 연구팀이 만든 미성숙한 정자세포는 기다란 형태가 아니라 수영을 할 수 없었고, 연구팀은 이 정자를 난자와 수정시키기 위해 쥐의 난자에 이 정자세포를 주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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