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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도 병...밀레니얼세대의 정신건강 위협


▲ 출처=셔터스톡

한 치의 실수 없이 목표를 100% 완수해 내는 완벽주의(perfectionism).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완벽주의를 요구한다. 공부를 잘 하고 외모가 멋지고 월등한 성과를 내고 돈을 잘 버는 사람을 인정해주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늘 자신을 남과 비교하고 점수 매기며 남보다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완벽주의가 지나치다 보면 비현실적인 목표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고 실패나 실수를 용납하지 않게 된다. 게다가 완벽에 대한 추구는 자신에 대한 높은 기대와 엄격한 잣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등을 수반하기 때문에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과 우울 같은 부정적 정서가 터져나올 수도 있다.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는 성공에 대한 욕구가 너무나 강해서 되레 정신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미권에서 1980년대 초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인 1946~1965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이다. 현재 1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까지의 연령대인 이들은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연결성을 중시하고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 연구를 실시한 영국 연구진은 1980년대부터 2016년까지 30여년 동안 완벽주의 성향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4만명이 넘는 미국, 캐나다, 영국 대학생들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완벽주의의 세 가지 유형 모두에서 최근 몇 년 간 점수가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완벽주의에는 스스로 완벽을 추구하는 ‘자기 지향 완벽주의’, 내가 완벽하기를 다른 사람들이 원한다고 믿는 ‘사회적 완벽주의’, 다른 사람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타인 지향 완벽주의’ 등이 있다. 1989년과 2016년 사이 자기 지향 완벽주의 점수는 10% 높아졌다. 같은 기간 사회적 완벽주의 점수는 33% 상승했고, 타인 지향 완벽주의 점수도 16% 올랐다. 

자기 지향 완벽주의는 자신에 대해 스스로 비현실적으로 엄격하고 높은 기준을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타인 지향 완벽주의는 주변 사람들에게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대 수준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이 세운 기준을 충족시켜 주길 바라는 것이다. 사회적 완벽주의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비현실적인 기준을 부과하고 완벽하게 그 기준에 부합하도록 압박을 가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연구의 저자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이 같은 완벽주의 성향 증가와 SNS 사용 간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특정한 관심사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서로 신상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SNS의 속성상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청년층이 자신의 외모와 몸매 등 모든 것을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 평가하고, 그 부작용으로 일부는 사회적 격리를 겪을 수 있다고 봤다.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적 사회적 사다리를 올라가고 싶은 욕망 또한 크다. 또래보다 공부를 잘해서 더 좋은 성적을 얻고, 더 많은 교육을 받고, 회사에선 더 월등한 성과를 내고,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이 이들에겐 중요하다. 이 연구의 저자인 영국 배스대학교의 토마스 쿠란 연구원은 오늘날 '능력주의'(meritocracy)를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 속에서 성과를 통해 자기 가치를 평가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의 완벽주의 성향이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교육과 직업에 대해 갖는 기대감이 비현실적으로 높은 것 또한 이들의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이유로 꼽혔다. 일례로 이들은 대학 졸업장을 따야 한다는 자신에 대한 기대가 높다. 1976년에는 고등학생 가운데 50% 정도만이 대학졸업장을 목표로 삼았지만, 2008년에는 고등학생의 80% 이상이 대학 졸업을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현실과 이상의 차이다. 쿠란은 자신이 대학에 진학할 것으로 기대하는 학생들과 실제로 대학에 진학해 졸업장을 받는 학생들 간 격차가 커지면서 이로 인해 우울, 불안, 자살 충동 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실제 자신과 이상적 자신의 불일치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심리학회(APA)가 발행하는 '심리학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 실렸던 이 연구의 기초자료 역시 SNS 때문에 청년층이 자신을 또래집단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SNS에서는 많은 이들이 더 멋지고 예쁘고 똑똑하고 잘 나게 보이려고 자신을 ‘과대포장’ 한다. 아마도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선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공유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기자신의 외모와 생활방식 등에 대해 점점 더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밀레니얼 세대가 완벽을 추구하는 또 다른 분야는 바로 학교 성적이다. 대학생들은 학점(GPA)에서 만점을 받으려고 애쓰며 다른 학생들과 자신의 성적을 비교한다. 직장을 구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도 완벽한 성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들은 스스로 설정한 비현실적으로 높은 목표를 성취하지 못했을 때 자기 패배감에 젖어 들며 한층 더 사회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키는 경향이 있다. 완벽한 기준에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해도 현실에서 완벽이란 거의 불가능하기에 좌절과 실망을 겪고 마는 것이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요크세인트존대학교의 앤드류 힐 박사는 완벽주의 성향의 증가는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힐 박사는 대학생들 사이 우울, 불안, 자살 충동 수준이 10년 전과 비교해 상당히 높아진 점을 언급했다.  

쿠란과 힐 박사는 밀레니얼 세대가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정책입안자들이 젊은 세대의 경쟁을 조장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서로 경쟁하는 이유는 성공한 사람이 되라는 사회적 압력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이들은 자신이 안전하고 사회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기 위해서는 완벽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쿠란은 이 연구결과가 밀레니얼 세대 대학생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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