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ing News

환자는 얼굴에 '나 아프다!'고 쓰여있다


▲ 출처=셔터스톡

"안색이 안 좋아요. 혹시 어디 아프세요?" 상대방의 안색이 좋지 않으면 흔히들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알았지? 내 얼굴에 아프다고 쓰여 있나?' 그렇다. 우리의 얼굴과 피부는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과 같아서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힘이 넘치는 날에는 얼굴이 맑고 밝게 빛나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한 날에는 피부가 부석부석 티가 난다. 아무리 얼굴빛을 살려보려고 해도 몸이 아플 때는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피부가 처지고 혈색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정말 내 얼굴만 보고 내가 아프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스웨덴 연구진이 사람들은 질병에 걸린 환자를 눈으로만 보고도 금세 식별해 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안색, 눈, 입 등에서 질병의 단서를 얻어 아픈 사람인지 아닌지 가려낼 수 있다는 것.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Karolinska Institute)의 존 악셀손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영국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게재한 논문에서 사람은 시각만으로 누군가가 질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악셀손 박사는 얼굴은 의사소통을 위한 사회적 정보의 주요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악셀손 박사 연구진은 건강한 남성 8명과 여성 8명에게 인체에 무해한 박테리아인 리포다당체(LPS, lipopolysaccharide)를 주입해 일시적인 염증반응을 유도했다. LPS는 박테리아 세포막의 외막을 구성하는 물질로 면역 반응을 실험할 때 염증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된다. LPS는 그람음성 세균의 외막에 존재하는 내독소(endotoxin)이다. 내독소는 균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세포막을 통해 확산되지 않다가 균이 사멸하여 세포막이 파괴되면 외부로 유출된다. 사람이나 동물에 내독소를 주사하면 발열 증상을 보이며 일시적으로 백혈구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16명의 실험 참가자들은 리포다당체 주입으로 인해 실제로 질병에 걸리진 않았지만 박테리아가 공격하고 있다고 생각한 몸에서 면역체계가 가동되면서 일시적으로 아프다고 느끼게 됐다. 리포다당체를 주입한 후 약 2시간 10분이 지나 참가자들이 몸이 안 좋아졌다고 할 때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얼굴 사진을 찍어뒀다. 그리고 며칠 뒤에 동일한 참가자들에게 리포다당체 대신 생리식염수로 만든 위약을 주입한 뒤 다시 참가자들의 얼굴 사진을 찍었다.   

그 후 연구진은 스톡홀름에 거주하는 대학생 60명을 모집해 리포다당체 주입 후 일시적으로 염증이 유도된 실험 참가자 16명의 얼굴 사진을 각각 5초씩 보여주고 아픈 상태인지 건강한 상태인지 맞춰보라고 했다. 그 결과 대학생들은 총 16명 가운데 13명이 아픈 상태라는 것을 맞췄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답변이 엇갈렸다. 그 다음엔 생리식염수를 주입한 후 찍은 사진까지 총 32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학생들이 아픈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한 총 1215번의 답변 가운데 상태를 정확히 맞힌 답변은 775번, 틀린 답변은 440번이었다.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의 심리학자 겸 연구원인 데이비드 펠레는 이 실험 결과에 놀라움을 표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60명의 대학생이 상대의 얼굴만 보고도 이 실험을 위해 유도된 질병을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어떤 시각적 판단보다 질병에 대한 시각적 판단이 훨씬 더 신뢰할 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친숙한 얼굴을 보면 질병 유무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밀한 사람들은 원래의 혈색과 평소 얼굴 표정 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평소와 조금만 차이가 나도 이를 더 잘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펠레는 아픈 사람들은 대화할 때 뒤로 물러서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러한 점도 질병의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심리학자인 마크 샬러는 이번 실험에서 대학생이 아픈 사람을 찾아내는 데 정확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샬러는 이 실험결과는 사람들이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특성을 질병의 단서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샬러는 피상적인 특징만 보고 판단하면 종종 멀쩡한 사람을 아픈 사람 취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사진을 두고도 사람마다 누가 아픈 사람이고 누가 건강한 사람인지를 다르게 분석할 수 있다. 악셀손 박사는 짝을 찾는 사람들은 건강을 나타내는 징후를 더 잘 발견하는 반면 병에 감염될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아픈 사람들의 특징을 더 잘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처한 환경과 민감한 문제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페이스리서치랩(Face Research Lab)의 벤 존스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환영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몸에 급성 질환이 있을 경우 얼굴을 통해 그 신호가 나타난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거라고 평가했다. 다만 존스 교수는 한 사람의 얼굴에서 다양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실생활을 재현하지 못한 점을 이 연구의 취약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이 실험에 참가한 사람의 수가 적다는 점을 들어, 섣불리 결론을 내려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악셀손 박사는 이 연구는 과학적인 궁금증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공중보건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누군가가 전염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특정 단서를 통해 재빨리 인식하고 회피할 수 있다면 사회 전체로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첫눈에 환자라는 걸 알아챌 수 있다면 그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해 병을 옮기기 전에 미리 알고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악셀손은 질병 진단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사를 비롯한 의학적 전문가들이 일반인에 비해 얼굴을 보고 아픈 사람을 더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지를 추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opular News

Recent News

  • (주)에이플에이디 / 등록번호 : 서울, 아01384 / 등록일자 : 2017-10-18 / 제호 : 메디컬리포트 / 발행인 : 주두철 / 편집인 : 이용준 / 주소 :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68 (가산동, 우림라이온스밸리) C동 707호 / 발행일자 : 2017-10-18 / 전화번호 02-1688-4615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