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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 국제질병분류에 '게임 장애' 추가 예정


▲ 출처=셔터스톡

게임 중독 혹은 과몰입이 의학적인 질병이냐 아니냐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상 처음으로 게임 중독을 정신 건강 상태와 관련된 문제로 분류할 예정이다. 게임 중독은 온ㆍ오프라인 게임 중독을 포괄하는 새로운 진단 개념인 ‘게임 장애’(gaming disorder)라는 진단명으로 질병 목록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WHO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질병 통계 편람인 '국제질병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이하 ‘ICD’)를 28년 만에 개정한다. 1990년 이후 처음으로 개정되는 ICD에 WHO는 예의주시해야 할 심각한 건강 질환으로 ‘게임 장애’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WHO의 이러한 행보가 게임업계와 관련 의학계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ICD 제11차 개정판 초안에는 게임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사람에 대한 진단 기준이 열거돼 있다. WHO 정신건강 및 약물남용부 소속 블라디미르 포즈냑은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대부분이 장애를 앓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 대다수가 술에 중독된 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 게임을 과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 자체를 즐기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과도하게 게임을 하면 정신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인터넷연구소의 연구팀은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에서 비디오 게임에 중독된 게이머의 비율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에 참여한 1만9,000명 중 2~3%만이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APA)가 제시한 게임 중독 진단용 체크리스트에서 5개 이상의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A는 몇 년 전 9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인터넷 게임 장애’ 증상을 체계화했다. 의사가 게임 장애 진단을 내릴 때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APA의 9개 항목에는 불안과 금단 증상, 반사회적 행동 등이 포함된다.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는 이러한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은 게임 장애라는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보도했다.

WHO의 게임 장애 진단 기준 초안에는 '비디오 게임을 삶의 다른 관심사보다 우선시 한다', ‘비디오 게임을 하는 시간과 빈도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한다’, ‘게임이 초래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무시한다’ 등의 증상이 포함됐다. 

한편 미국정신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된 옥스퍼드대학의 연구는 잠재적 중독과 건강에 대한 악영향 사이에 분명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 연구의 주요 저자인 앤드류 프르지블스키 박사가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게임이 정말로 중독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개방적이고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르지블스키 박사는 그가 알기로는 이번 연구가 인터넷 게임 장애라는 새로운 문제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제시할 첫 번째 대형 프로젝트였다고 평가했다. 인터넷 게임이 가장 인기 있는 여가활동 중 하나라고 해도, 전문가들은 1억6,000만명의 미국인이 비디오 게임을 한다고 가정할 때 이 중 100만명이 게임중독자가 될 수 있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이 연구에서 스스로 게임을 억제할 수 없을 때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비율이 1.5%였다. 영국의 도박참여현황조사(British Gambling Prevalence Survey)에서 18~24세 응답자들이 게임 장애의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2.6%였지만 옥스퍼드대학의 연구에선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성인 중 1%만이 이러한 증상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학 연구의 핵심적인 특징은 응답자들이 게임 장애와 관련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변한 점이다. 이는 상당수 스포츠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결승전에 진출했을 때 일이 손에 안 잡혀서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온통 그 스포츠 생각 뿐이라는 증상과 구분되는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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