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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호주 당국, 과체중 다이어트 치료 시 '비만' 단어 사용 금지


▲출처=셔터스톡

미국질병관리예방센터(U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이하CDC)가 예산 문건에서 특정 7개 단어의 사용을 금지시켰다는 소식이다. 호주보건당국 또한 CDC의 예를 따라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Daily Telegraph)는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보건부(New South Wales Health, 이하 NSW Health)에서 의사가 과체중 환자를 치료할 때 ‘비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CDC의 정책 분석가들에게 ‘과학에 기반을 둔(science-based), 증거에 기반을 둔(evidence-based), 트랜스젠더(transgender), 태아(fetus), 취약하다(vulnerable), 자격(entitlement), 다양성(diversity)’ 등의 7가지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기관 책임자는 이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비만’ 이 아닌 ‘건강한 체중을 넘어선’

호주의학협회(Australian Medical Association, 이하AMA)는 체중 문제에 대해 ‘긍정적이고, 세심하며, 무비판적인 태도로 접근하라는’ 전례가 없는 새로운 지침을 강력 비판하며 NSW Health가 문제의 본질을 감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뉴스 닷컴은 “의료계는 체질량 지수를 설명하기 위해 ‘비만’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는 신체의 체지방 총량을 평가하는 물리적 측정 기준이다. 비만 지수는 킬로그램 단위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눔으로써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환자와 체중에 대해 말할 때, 호주 의사들은 비판이나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말라고 교육받는다. 사용 금지어 목록에는 ‘영양 실조(malnourished), 마른 체형(skinny), 지방질(fat), 병적으로 뚱뚱한(morbidly obese)’ 등의 단어가 있다. NSW Health는 이 다섯 단어가 ‘모욕적이며 낙인 찍는 말’이라고 말했다.

주정부 기관에서 권고하는 용어는 ‘비만’이 아닌 ‘건강한 체중을 넘어선’이라는 표현이다. NSW Health의 인구보건센터 책임자인 조 미첼은 “비만환자를 진료할 때 사용하는 단어를 바꾸라고 제안한 사람들은 사실 환자의 부모와 임상의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출처=셔터스톡

더 나은 효과를 위한 의학적 단어 사용

미첼은 건강 문제를 보다 긍정적으로 알리는 것이 환자에게 더 많은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다. 미첼은 해당 정책이 체중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지 않는 동시에, 보다 배려심 있는 언어를 사용하도록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AMA 회장 마이클 개논은 ‘뚱뚱한(fat)’이란 단어를 피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지만, ‘비만(obese)’은 의사가 아동 및 성인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의학 용어라고 말했다. 개논은 “비록 완벽한 표현은 아니지만 의학적 정의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논은 NSW Health에서 이와 같이 당혹스러운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님을 지적하며, “‘뚱뚱한’이라는 단어는 분명 시대착오적이며, 환자가 화 내는 일을 반기는 의사는 없지만, 그렇다고 의학이 인기 투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개논은 의사는 환자에게 불편한 소식을 전해줄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는 환자가 선호하지 않는 치료 계획을 제안해야 할 수도 있다. 그는 NSW Health의 지침에서 의학적 상식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MA NSW의 회장인 브래드 프랭컴 또한 ‘뚱뚱한(fat)’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동의했다. 그는 환자 면담을 위한 비법이 따로 있지 않다고 말하며 의사들이야말로 환자와의 대화에 가장 능한 집단이라고 덧붙였다. 프랭컴은 “의사는 때때로 직설적인 방법으로 진실을 알려야 한다. 환자가 당면한 문제를 바로 보고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파리에서 ‘안티 팻 포비아’ 캠페인 개최

프랑스 파리에서 차별반대 운동에 앞장서온 헬렌 비다드 부시장은 최근 ‘안티 팻 포비아(Anti-fatfobia)’ 캠페인을 시작했다.  ‘팻 포비아는 이제 그만! 다 함께 행동하자!(Fatphobia, stop! action together)’라는 슬로건 아래 ‘플러스 사이즈 패션쇼’가 열렸으며, 여기에는 ‘바디 포지티브 운동(Body positive movement)’에 앞장서온 유명 블로거들이 패널로 대거 참석했다.

이 캠페인으로 비만 혐오 피해자들을 위한 법률 자문과 상담 서비스 번호가 포함된 5만 권의 전단지가 배포되었다. 전단지는 스포츠 센터, 나이트 클럽, 수영장 및 식당가 등 각지에 보급되었다.

캠페인은 프랑스의 비만율 상승과 더불어 발생하는 일상적이고 제도화된 차별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2016년을 기준으로 프랑스 성인의 약 16%가 ‘비만’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는 1980년의 6%에서 확연히 증가한 결과다.

비다드 부시장은 자신 또한 ‘팻 포비아’의 피해자였다고 밝혔다. 비다드는 과체중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편견에 주목하며, 이는 은밀하지만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비다드는 "뚱뚱한 사람들이 못생기고 멍청하며, 위생 상태가 나쁘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오해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파리에 거주하는 블로거 다리아 마르크스는 2011년에 통과된 프랑스 법에 따라 지원자의 신체적 외모에 따라 취업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있음을 알렸다. 그러나 아직도 고용주는 사진을 제출한 지원자에게 면접 기회를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사진을 제출한 ‘뚱뚱한’ 지원자는 면접 제안을 받을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15배나 낮으며, 이 사실은 분명한 차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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