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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바이러스 변이 탓에 올해 백신 효과 10%에 그쳐


▲출처=셔터스톡

독감(인플루엔자, influenza)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서 올해 독감 백신의 효능을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올겨울 독감 백신의 면역 효과가 작년에 비해 현저히 감소됐다.

독감 바이러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유행 균주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선 해마다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독감 백신을 맞고 우리 몸에 만들어지는 항체는 항원과 같은 종류의 독감에만 면역효과가 있다. 따라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백신 바이러스 균주와 불일치할 경우 백신은 예방효과가 없다. 그런데 A형 독감 H3N2 바이러스를 유정란에서 배양하는 과정에서 이 바이러스의 균주에 변이가 발견됐다. 올해 백신에 작년과 동일한 H3N2 균주가 들어가는 만큼 이 같은 변이로 인해 백신을 접종받아도 실제 시중에 도는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력을 갖추지 못하게 됐다는 뜻. 이에 따라 올해 생산된 백신의 효과는 10%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2월 세계보건기구(WHO)는 북반구에서 겨울철 유행할 것으로 예측되는 바이러스를 정해 독감 백신 추천 균주를 발표한다. 남반구에서 9월 유행한 독감에 걸린 사람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유행 정보를 종합하여 분석한 뒤 매해 유행할 3~4개의 바이러스 균주를 예측해 공개하는 것이다. 독감 백신은 이러한 WHO의 예측을 토대로 유정란에 바이러스 균주를 배양해 생산된다. 이 덕분에 예방접종을 한 사람들 가운데 통상 40~60%가 백신의 효과를 보게 된다. 하지만 백신의 효과는 바이러스 변이에 의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미국 밴더빌트대학교 의과대학의 예방의학및전염병 전문가인 윌리엄 샤프너 박사는 "독감 바이러스는 수시로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매년 변하는 유행 바이러스에 따라 백신을 새로 생산 및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모든 독감에 효과가 있는 단일 백신을 만들기 위해 WHO가 선별한 바이러스를 수십억 마리 배양하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항원이 자주 바뀌어서 한 번 접종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에 해마다 새로운 백신이 생산된다. 하지만 변이가 생기면 백신은 무용지물이 된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바에 따르면, 2017년 H3N2형 독감에 대해 올해 백신의 효능은 10%로 추정된다. 10명 중 1명꼴로 효과가 있을 거란 뜻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질환연구소의 앤소니 파우치 소장은 "현재 미국에서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기승을 부리고 있는 독감의 대다수가 H3N2형이다. 늘상 대부분의 독감 환자가 H1N1형 독감보다 H3N2형 독감을 앓았다"고 설명했다.

A형 독감 H3N2 바이러스는 조류, 인간, 돼지에 독감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아형이다. 지난 2003~2013년 미국에서 H3N2형 바이러스는 다른 어떤 바이러스보다 더 유행했다. 2014~2015년 독감시즌에는 H3N2 바이러스의 변종이 말썽이었다. 당시 유행한 바이러스는 그 해 백신이 커버하는 균주와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독감 백신은 '3가 백신'(Trivalent flu vaccine)과 '4가 백신'(Quadrivalent flu vaccine)이 있는데, 3가 백신은 한번의 예방접종으로 세 종류, 4가 백신은 네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확보할 수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크게 A, B, C의 세 가지 항원형으로 구분된다. 이중 유행성 독감은 A, B형에서 주로 발생하며 A형은 사람과 동물에서, B형은 사람 간에 질병을 일으킨다.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H항원과 N항원의 종류에 따라 다시 여러 가지로 나누는데 H항원성은 10~40년마다 변종이 생겨나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특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H항원은 0~15, N항원은 0~9까지로 구분한다. WHO가 그해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해 발표하면, 이를 바탕으로 2종의 A형 바이러스 항원과 1종의 B형 바이러스 항원을 선정해 항체를 섞어 3가 백신을 만든다. 4가 백신은 여기에 B형 항체를 하나 더 섞어, 2종의 A형 바이러스 항원과 2종의 B형 바이러스 항원에 대한 예방이 가능하다. 

올해 WHO는 2017~2018년 북반구 독감 백신에 포함돼야 할 균주로 2015년 미국 미시간에서 유행한 H1N1형(A/Michigan/45/2015(H1N1) pdm09), 2014년 홍콩에서 유행한 H3N2형(A/Hong Kong/4801/2014(H3N2)) 등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브리즈번형(B/Brisbane/60/2008), B형 푸켓형(B형/Phuket /3073/2013) 등을 꼽았다. 2016~2017년 북반구 독감 백신 추천 균주와 비교하면 A형인 H1N1형 균주만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유행한 H1N1형(A/California /7/2009 (H1N1) pdm09) 균주에서 변경됐다. 

독감 백신 접종 방법에는 근육주사, 피내주사, 비강 분무제, 무바늘분사식주입기를 쓰는 방법이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가운데 비강 분무제는 더 이상 권장하지 않는다. 2013~2016년에 비강 분무제가 독감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비강 분무제를 권장 방법 목록에서 빼버린 것. 임산부의 경우에는 비강 분무제를 제외하고 자산의 연령대에 맞는 방법으로 접종하면 된다. 

생후 6개월 이상 영유아부터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다. 임산부와 평소 각종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면역력이 저하돼 독감백신의 면역반응이 낮기 때문에 항체를 만드는 항원 함량을 높인 고용량 백신을 접종한다. 18~64세의 일반인은 보통 피내주사로 접종한다.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4세 이상이면 달걀 성분이 없는 백신을 맞을 수 있다. 2~49세는 비강 분무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CDC는 이 방법을 권장하지 않는다.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와 독감 백신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독감 백신을 맞아선 안된다. 접종 전 진료를 받을 때,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평소 달걀 알레르기, 독감 알레르기, 길랭-바레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을 앓고 있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독감 백신의 효능은 균주, 계절, 변이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2013년 CDC가 실시한 연구에서,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오히려 효과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독감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하는 일이 많았다. 같은 해 '임상감염질환'(Clinical Infectious Disease)에 게재된 다른 연구에서는 이와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독감 백신을 예방접종한 사람들이 독감 증상을 덜 겪었다는 것. 한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실린 2014년 연구에서 항원 함량을 높인 고용량 독감백신이 일반 독감백신에 비해 효과가 최대 24% 큰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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