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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에 내성 생긴 박테리아, 박멸만이 답은 아니다


▲ 사진 출처 : 셔터스톡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박테리아 중 대다수는 인체에 무해하지만 병원균인 일부 박테리아는 인체에 심각한 질병을 일으킨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 인체에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박테리아 종류는 100가지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 개발도상국에서 영아사망률이 높아지고 있는 주요 원인이 박테리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박테리아 감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시급해졌다.

미 일리노이대 연구팀은 비슷한 종의 박테리아가 생존에 위협이 닥쳤을 경우 서로 소통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병원균 간 소통 내용을 왜곡시켜 버리면 감염에 따른 위험한 질병 발병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이 생길 여지를 만들지 않으면서 인체의 면역 메커니즘만으로 박테리아를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다.

박테리아는 먹이가 부족해지면 부족한 자원을 놓고 다른 미생물과 경쟁한다. 이 싸움에서 이긴 박테리아는 독특한 분자를 생산한다. 이 분자는 더 강력한 미생물이 성장할 조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싸움에서 패배한 미생물을 제거한다. 싸움에 승리해 우위를 점한 박테리아의 개체 수가 포화 상태에 도달해 먹이가 부족해지면 박테리아는 또 다른 분자를 배출해 나머지 무리에게 먹이가 부족해지고 있음을 경고한다. 이 메시지는 분자를 통해 무리에게 전달된다. 메시지를 전달받은 무리는 다시 먹이가 충분해질 때까지 휴면 상태에 들어가거나 성장 속도를 늦춘다.

알렉산더 플레밍이 1928년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후 모든 항생제는 한 가지 종류의 미생물을 사용해 개발돼 모든 종류의 미생물을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박테리아는 항생제에 내성을 키우도록 진화했고 내성이 생기면 기존의 항생제는 무용지물이 된다. 평균적으로 모든 종류의 박테리아는 최소 한 가지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아시아의 과학자들이 2015년에 당시까지 개발된 모든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수퍼버그 박테리아를 발명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박테리아는 손쉽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공유하는 능력도 갖췄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를 박멸하기가 그처럼 골칫거리인 이유다.

다양한 항생제를 다량으로 사용하면 좋은 박테리아건 나쁜 박테리아건 상당수 박테리아를 박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항생제 공격에서 살아남은 박테리아는 특별한 전략을 개발해 향후 비슷한 항생제의 공격에 대항할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박테리아가 자신이 개발한 생존 전략을 나머지 무리와 공유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같은 종류의 박테리아는 특정 항생제의 공격을 받은 적이 없더라도 내성을 공유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10년 후에는 항생제를 개발하려는 제약사가 없어질 지도 모른다. 항생제를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야 2년 남짓인데 투자비용을 회수하기에는 짧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테리아가 서로 어떻게 신호를 주고 받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박테리아의 소통을 방해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공유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반드시 박테리아를 박멸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박테리아의 유해성을 줄이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는 것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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