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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먹는 낙태약 더 쉽게 구하게 해달라” 목소리 커져…안전성 논란도


 

미국에서 먹는 낙태약을 더 쉽게 구할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시민 자유 연합(ACLU)는 미국 FDA를 상대로 임신 10주 이내의 임산부들을 위한 먹는 낙태약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하와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지난 9월 말 인디애나주에서는 유전적 장애가 있는 태아에게도 낙태금지법을 적용하는 조항이 위헌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 미국에서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한 여성의 선택권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방법론으로 떠오르는 먹는 낙태약에 대한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의견도 첨예해지고 있다. 인정되는 사유가 없는 낙태는 불법인 한국에서도 먹는 낙태약의 밀반입이 확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약국에서 먹는 낙태약 처방 받도록 해야”

‘미페프렉스(Mifeprex)’ 등의 상품명을 가진 먹는 낙태약은 현재 미국에서 공인된 공급자의 관할 하에 있는 의료 시설에서만 제공되고 있다. 공급자는 제약시설을 예비등록 해야 하고, 약의 재고가 있어야 하며, 문제 발생시 낙태 수술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인증 받은 공급기관이 없는 주에 사는 이들은 높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먼 곳까지 약을 구하러 가야한다. 가령 하와이에 사는 임신한 여성이 먹는 낙태약을 구하려면 비행기를 타고 150마일 떨어진 다른 주를 가야한다.

이번 소송 원고인 ACLU 관계자는 “이 같은 법은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럽다. 하와이는 미국에서 빈곤율이 가장 큰 곳 중 하나이며 비용 등의 문제는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작용한다”며 “FDA의 제한은 먹는 낙태약이 필요한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어렵게 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산달까지 임신을 유지해야만 하게 만든다”고 주장하며 먹는 낙태약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먹는 낙태약은 임신 10주 이내의 여성들의 임신을 끝내는 약이다. 여성의 임신을 유지시켜주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을 막아 자궁 내막에 착상된 배아가 더 이상 착상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게 이 약의 원리다. 임산부가 이 약을 복용하면 마치 일반적인 생리주기처럼 경련과 출혈이 시작되며 낙태가 이루어진다.

FDA는 지난 2000년 처음으로 먹는 낙태약을 승인했다. 그 이후 이 약은 미국에서 점점 보편화 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임신중절자들의 약 3분의 1이 이 약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된다.

현재의 규제 하에서는 이 약은 인증된 시설에서만 공급할 수 있다. ACLU 소속 변호사는 FDA는 이제 여성들에게 약국에서 이 약을 처방 받도록 해 접근성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약사들은 약을 주문하고, 보관하고, 제공하는 데 있어서 전문가들이며 시간적으로 더 유연하다”며 “왜 비교적 안전하고 보편적인 먹는 낙태약을 다른 방법으로 구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수술보다 편하고 안전해 vs 의사 없이 복용 위험해

그에 따르면 먹는 낙태약은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다. 또 많은 여성들이 낙태 수술을 받는 것보다 먹는 낙태약을 선호한다. 먹는 약을 통한 낙태는 마치 유산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이며 사생활을 지킬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 옆에서 편안하게 낙태를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며, 특히 이 약을 복용한 93~98%의 여성이 후속 병원 방문 및 추가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물론 미국에도 낙태를 거세게 반대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낙태 반대론자들은 먹는 낙태약 뿐 아니라 모든 방법의 낙태를 반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먹는 낙태약의 안전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주장도 있다. 임신을 중단하려는 여성들이 먹는 낙태약을 의사의 지도하에 복용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만일 이 약을 복용한 임산부가 새벽 5시에 문제가 생겨 도움이 필요하다 해도 약사는 그 시간에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신에 따르면 이 같은 입장은 산부인과 의사들 사이에서 소수에 속하는 편이다.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가 지난해 낸 성명서에 따르면 먹는 낙태약으로 인한 치명적인 감염 발생은 매우 드물며 먹는 낙태약과 감염사이에 특별한 연관이 없다. 또 먹는 낙태약으로 인한 사망률은 출산 시 사망률보다 더 낮다는 게 성명서의 내용이다.

낙태에 대한 입장 주마다 달라…한국은 낙태약 불법

미국에는 이처럼 먹는 낙태약의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가 있는 반면, 낙태가 아예 금지돼 있는 주도 있다. 인디애나주의 경우 ‘태아생명존중법’을 지난해 입법했는데, 이는 유전적 결함이 있는 태아에게도 그대로 적용이 되어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 인디애나주 연방법원은 지난 9월 말 유전적 결함이 있는 태아에 대한 인공유산을 금지하는 조항에 대해 “연방 헌법에 위배되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폐기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인디애나주 검찰은 “유전자 차별”이라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인디애나주는 작년 5월 다운증후군을 포함한 유전자 이상, 선천적 장애가 확인된 태아에 대해서도 낙태를 금하는 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르면 낙태 시술 의사는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될 수 있으며, 주 정부 의사면허 관리부처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당시 인디애나 주지사였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노인과 약자, 장애인,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 등 가장 취약한 존재를 어떻게 대우하느냐가 한 사회를 판단하는 기준"이라며 "인간 생명의 가치를 확인하고 보장하기 위한 포괄적 생명 보호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모자보건법상 합법적인 낙태는 본인과 배우자에게 정신장애·신체질환·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성폭력으로 임신한 경우, 근친상간의 경우 등으로 제한되며 이 외의 낙태는 모두 불법이다. 먹는 낙태약의 경우 식약처의 허가를 받지 않아 합법적인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원치 않는 임신을 중단하고자 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온라인을 통해 미프진 등의 낙태약이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 식약처는 이 같은 약물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것은 약사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엄격히 금지한다. 하지만 이 약을 구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날로 확산되고 있어 암거래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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